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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교양

마흔의 인문학 살롱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나를 위한 진짜 공부

  • 지은이 우재
  • 출판사 카시오페아
  • 분야 국내도서 > 인문 > 인문/교양 > 인문에세이
  • 출간일 2020년 8월 17일
  • 판형 및 쪽수 152*210*20mm, 268쪽
  • 정가 16,800원
  • ISBN 979-11-90776-14-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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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인문학 공부를 통해 나는 비로소
자유롭고 단단한 개인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마흔의 인문학 살롱』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약 10여 년간 네이버 블로그 ‘우재의 올리브 동산’이라는 공간을 운영하며 미술사를 비롯해 세계사, 그리스 신화, 와인 등의 주제를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통찰해온 우재 작가가 펴낸 첫 번째 책이다. 공자께서는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 마흔을 ‘불혹(不惑)’이라고 일컬었건만 정작 현실의 40대들은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지금까지 나는 제대로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등을 궁리하며 사춘기 청소년 못지않게 깊은 절망과 방황을 한다. 저자 역시 마흔 살 무렵, 삶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고 고백하며, 자신은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인문학 공부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고 책 전반에 걸쳐 이야기한다.

『마흔의 인문학 살롱』에는 인문학 공부를 통해 마흔 이후의 흔들리는 삶 속에서 자신의 중심을 지켜내고 새롭게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게 된 저자의 경험이 진솔하게 담겼다. 미술사를 비롯해 세계사, 그리스 신화, 와인,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다가 궁극에는 삶의 태도를 성찰하게 만드는 열여덟 개의 인문학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공부가 삶을 변화시킨다’라는 추상적인 문장이 구체적으로 만져진다. 나를 제대로 알고, 세상을 너른 시선으로 통찰하는 지혜를 얻고 싶은 이들을 위한 따뜻하고 다정한 인문 교양서이다. 

목차

프롤로그_내 마음의 길을 따른 공부가 마흔 이후의 삶을 바꿔놓다

1장 우재의 인문학 살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공부는 향연이어라
· 배움은 평생 이어가는 것
· 여성의 공부, 해방에 이르는 길
· 나의 멘토를 소개합니다

2장 미술: 우리의 감정을 건드리는 감각의 언어들

· 당신의 어린 시절은 안녕한가요?
· 욕망이 차오를 때면 하늘을 본다
· 예술 작품 속에 담긴 역사적 진실
· 정원을 거닐며 동서양의 세계관을 사색하다
· 밥 한 끼의 소중함을 안다는 것
· 내가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진다는 것

3장 신화: 잊고 있던 본성을 깨닫게 하는 스토리텔링의 세계

· 나는 나 자신에게 어떤 사람인가?
· 사랑은 어떻게 사람을 성장시키는가?
· 어디에나 존재하는 재난 이야기의 원형
· 신화와 과학은 동전의 앞뒷면이다

4장 와인: 나를 위로하는 디오니소스의 움직임

· 인류의 와인, 나의 와인
· 와인을 알면 역사가 보인다
· 한잔 술에 담긴 권력의 흥망성쇠
· 욕망의 와인, 와인의 욕망

에필로그_인문학 공부로 비로소 깨닫게 된 내 마음의 중심과 본질 

상세이미지


 

저자

우재

10대 시절,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즐거움과 유화물감의 독특한 질감에 반해 그림 그리는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대 때에는 졸업과 취업을 위해, 30대에 접어들어서는 사회에서 나만의 자리를 잡아나가느라 마음에 품었던 그림에 대한 꿈은 차츰 희미해져갔다. 그 시절, 주어진 매일의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갔지만 시시때때로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차올랐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내 외면하다가 마흔이 되었을 무렵, 더 이상은 답을 미룰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그림 배우기를 시작했다. 회화 수업을 듣다 보니 자연스레 미술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미술사를 파고들다 보니 다양한 인문학의 세계와 조우하게 되었다. 특히 미술사를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기 시작한 신화는 인류가 오랜 세월에 걸쳐 축적해온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통찰이 가득한 지혜의 보고임을 깨달았다.

마흔에 시작한 인문학 공부는 나를 아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주었다. 독학으로 연마한 인문학 지식이 켜켜이 쌓이자 그 내용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졌다. 현재 구독자가 7천 명에 달하는 네이버 블로그 ‘우재의 올리브 동산’은 함께 하는 공부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진 소중한 공간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서울시립미술관 도슨트, 경복궁 궁궐길라잡이 등으로 활동했다. 고양시립아람누리도서관, 송파어린이도서관, 송파위례도서관, 용인굿모닝작은도서관, 광주영인미술관 등 다수의 기관에서 역사, 미술사, 그리스 신화, 와인문화사 등을 통섭한 교양 강의를 진행했다. 현재는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론에서 피아니스트 남편과 함께 살며, 인문학 공부와 글쓰기를 통한 성숙하고 지혜로운 노년의 삶을 구상 중이다.

· 네이버 블로그 ‘우재의 올리브 동산’ https://blog.naver.com/taejj5115

책 속으로

하나의 예술 작품 안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었다. 예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그 여정은 바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어느덧 나는 일상 속에서도 다양한 예술적 경험을 하고 있었다. 계절의 변화가 보여주는 다양한 색채를 보고 있노라면 인상주의 작품들이 떠올랐다. 광활한 자연을 보고 있으면 낭만주의 그림들이 연상되기도 했다. 증강현실을 경험하는 듯 내가 어떤 작품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순간도 곧잘 겪었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가 모호한 순간들을 경험하면서 나는 일상이 곧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나의 마음과 감각을 활짝 열어 자연과 사람들을 대하고자 했고, 매일의 일상을 더 충실하고 멋지게 살아내려고 노력했다. 예술의 궁극은 내 삶 자체, 즉 일상이 곧 예술이 되는 경지라는 깨달음이 어느 순간 찾아왔다.
---「프롤로그」중에서

수십 년 사이 ‘100세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평균수명도 길어졌고, 매일 새로운 기술이 쏟아진다. 학창 시절의 공부만으로 남은 인생을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된 이유이다. 사회인으로 살아가다 보면 학창 시절과는 다른 질문들이 생겨난다. 인생이란 과연 무엇인지,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자기 삶의 절실한 질문들이 마음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자신이 평생 해야 할 공부의 주제는 바로 이 질문이나 흥미에서 시작된다. 질문이 생겼다면 거기에서 멈추지 말고 답을 찾아가야 한다. 그것이 공부의 시작이다. 어른이 된 이후에 하는 공부가 좋은 이유는 학창 시절에는 정규 교육의 틀에 갇혀서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자신의 관심 분야를 마음껏 공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움은 평생 이어가는 것」중에서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다 보면 유독 눈길을 끌고 발길을 멈추게 하는 작품이 있다. 오래된 추억을 떠올리게 하거나 나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을 만날 때면, 나는 그 작품 앞에 멈춰 서서 오래전 그 작품을 그렸을 작가와 마음의 대화를 시작한다. 그림을 보면서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이 그림을 그리던 그때 당신의 마음은 어떠했나요?’, ‘갑자기 왜 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졌나요?’ 질문은 곧 답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당신의 그림을 보니 이 그림을 그리던 무렵, 당신은 고향을 그리워했던 것 같네요. 부모님과 함께 살며, 동물들도 식구처럼 복작이던 고향에서의 삶은 당신 생애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던가 보군요. 당신의 그림을 보니 나도 나만의 추억이 떠올라요. 당신의 그리움 속에서 나의 그리움도 보았어요.’ 작가와 나눈 무언의 대화가 끝나고 충분히 교감이 이루어졌음을 느끼고 나면, 나는 달라진 눈빛과 충만한 마음으로 다음 작품으로 발길을 옮긴다.
---「당신의 어린 시절은 안녕한가요?」중에서

우리가 건성으로 흘려버리며 살아가는 일상이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운 신비인지를 나이가 들어가며 점차 깨달아간다. 중년이란 나이가 되어 삶을 되돌아보니 삶을 잘 살아내려고 지나치게 애쓸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애를 쓸수록 삶은 더 힘들어진다는 사실도 알았다.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거대한 비전이 없어도 삶은 그 자체만으로 살아갈 가치가 충분한 것이었다. 사회가 주입한 가치관에서 벗어나 나만의 개성과 생명력을 발현하며 나답게 살게 되자 삶은 더 의미가 있고 즐거워졌다. 일상이 가벼워지자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대상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것이 가진 진실한 아름다움이 보이기 시작했다. 가을의 짙푸른 하늘, 새벽녘 핑크빛으로 동터 오르는 하늘, 해넘이 시간의 검붉은 노을, 짙은 먹구름이 낀 하늘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자연현상은 저마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조지아 오키프는 바로 그 일상의 아름다움과 위대함을 발견한 것이 아니었을까?
---「욕망이 차오를 때면 하늘은 본다」중에서

나에게는 도연명처럼 귀거래할 고향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특별히 지향하는 이상향도 없다. 단지 현실에 발을 붙이고 나다운 삶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갈 뿐이다. 그 길에서 마음이 흔들릴 때면 도연명의 〈귀거래사〉 한 자락을 읽으며, 내가 선택한 삶의 방식에 책임을 다할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그리하여 도연명이 자신의 가치를 지키며 내면의 성장을 도모해나갔던 것처럼 나 역시 나의 생명력과 가치를 믿고 내 방식으로 살아갈 것이다. 그것이 궁극에는 내 삶을 자유와 안락으로 이끌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내가 선택한 삶에 책임을 진다는 것」중에서

그리스 시대의 에로스는 비단 사람 사이의 사랑만을 의미하지 않았다. 사랑의 대상은 학문일 수도, 예술일 수도 있었다. 자신이 열정을 느끼는 대상이라면 무엇이든 사랑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사랑의 대상이 어떤 것이든 영혼 깊이 그 사랑을 느낄 때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쉽지 않다. 프시케가 온갖 고난을 겪으면서도 자기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해나가자 에로스를 다시 되찾은 것처럼,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대상에 대한 견고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노력해나가야 함을 신화 속 이야기를 통해 새삼 깨닫는다. 마침내 프시케는 사랑을 통해 영혼의 성숙을 이룩해냈고, 에로스 역시 자기 내면의 깊은 사랑을 깨닫는 순간 더 이상 꼬마 악동이 아니라 성숙한 성인으로 거듭났다. 지금 당신 곁에는 당신의 영혼을 성장시켜줄 사랑의 대상이 있는가? 그 대상이 사람이든 학문이든, 예술이든, 취미 활동이든 당신의 에로스를 불태워 성장하는 삶을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빌어드린다.
---「사랑은 어떻게 사람을 성장시키는가?」중에서

와인에 대한 공부가 인문학 공부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류가 와인을 주조하고, 마시고, 그것을 하나의 존귀한 상징으로 받들며 염원하던 바가 무엇인지를 파헤쳐가다 보면, 그 안에 인류가 구축한 신화와 문학과 예술이 한데 어우러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의 상징성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 내 앞에 놓인 술 한 잔에 어떤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대신 어느 지역에서 생산된 어떤 품종의 몇 년산 와인인지와 같은 라벨 정보만 따지곤 한다. ---「인류의 와인, 나의 와인」중에서

출판사 리뷰

마흔 이후의 삶을 크게 변화시킨
내 마음의 길을 따른 인문학 공부

『마흔의 인문학 살롱』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약 10여 년간 네이버 블로그 ‘우재의 올리브 동산’이라는 공간을 운영하며 미술사를 비롯해 세계사, 그리스 신화, 와인 등의 주제를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통찰해온 우재 작가가 펴낸 첫 번째 책이다. ‘우재의 올리브 동산’은 작품과 세상을 해석하는 따뜻하고 유연한 시선과 다방면의 지식을 조화롭게 통섭해내는 문장으로 미술을 애호하는 블로거들 사이에서 ‘방문해보지 못한 사람은 있을 수 있지만, 한 번만 방문하는 사람은 없는’ 내공 있는 블로그로 인정받는 공간이다. 『마흔의 인문학 살롱』에는 인문학 공부를 통해 마흔 이후의 흔들리는 삶 속에서 자신의 중심을 지켜내고 새롭게 제2의 인생을 펼쳐나가게 된 저자의 경험이 진솔하게 담겼다. 미술사를 비롯해 세계사, 그리스 신화, 와인,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다가 궁극에는 삶의 태도를 성찰하게 만드는 열여덟 개의 인문학 이야기를 읽다 보면 ‘공부가 삶을 변화시킨다’라는 추상적인 문장이 구체적으로 만져진다.

공자가 그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라 하여 ‘불혹(不惑)’이라고 일컬었던 마흔 살 무렵, 저자는 삶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들도 잘해냈고 겉으로 보기에는 무난하고 평탄한 일상이 이어지는 날들이었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는 권태로움과 무기력함이 가득했던 시절이었다. 삶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감각은 있었으나, 스스로가 무엇을 욕망하며 무엇을 성취하고 싶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향점이 보이지 않던 시간들이었다. 그 무렵 저자의 마음속에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꿈 하나가 떠오른다. 바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20년도 더 된 지난날의 꿈이었다. 만일 그 순간의 떠올림에서 멈춰 섰더라면, 오늘날의 저자는 없었으리라. 그러나 저자는 오래된 기억 한 자락을 추억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았다. 대신에 ‘내가 지금 이렇게 흔들리는 까닭은 나를 나답게 살게 할, 내 안의 오래된 꿈을 외면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저자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몸을 움직였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문화센터에 찾아가 회화 수업을 등록한 것이다. 20대에는 졸업과 취업을 위해, 30대에는 사회에서 나만의 자리를 잡아나가기 위해 훗날로 기약 없이 미루기만 했던 그림 그리는 삶에 대한 동경이 드디어 저자의 삶 속에 일상으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음의 길을 따른 이 작은 행동 하나가 마흔 이후 저자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는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작품을 창조해낸 예술가들의 삶이 궁금해졌고, 그 궁금증은 저자의 관심을 미술사 공부로 향하게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미술사 공부를 하다 보니 역사, 신화, 철학 등 다양한 인문학의 세계를 만나게 되었다. 하나의 공부는 또 다른 공부, 새로운 세계와의 만남으로 이어졌다. 『마흔의 인문학 살롱』은 저자가 인문학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마주했던 지식들 중 우리 삶을 성찰하고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는 데 도움이 됨직한 소재들을 엄선한 뒤, 자신의 인문학 공부 경험과 버무려 총 열여덟 개의 이야기로 정리해낸 인문 교양서이다.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업그레이드된다!
재미와 품격을 모두 갖춘 18번의 인문학 교양 수업

미술사와 신화, 와인이라는 세 가지 분야를 오랜 시간 동안 공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세 가지 주제를 통섭한 강의를 할 기회가 저자에게 찾아왔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자신을 충만하게 해줄 진짜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 그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자신이 지난 시절 삶이 무료하고 권태로워 출구를 찾고자 시도했던 다양한 시도의 경험들이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을 하며 『마흔의 인문학 살롱』을 집필했다. 이 책의 본문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우재의 인문학 살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에서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왜 인문학 공부가 필요한지, 인문학 공부를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었는지, 자신의 멘토는 누구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저자의 인문학 공부 이력은 조금 특별하다. ‘학위를 따기 위해’ ‘좋은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등과 같은 목적지향적인 공부가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해’ ‘내가 누군지 더 잘 알기 위해’ 하는 공부였으며, 학교나 기관에서 정해준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공부가 아니라 내 안의 흥미와 궁금증을 깊이 파고드는 공부였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부터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마음속을 맴돌았다. 나를 찾기 위해 거쳐온 과정은 신화 속 영웅들이 통과하는 모험 못지않게 길고 힘든 여정이었다.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이었기에 무수한 시행착오들을 겪었다. 지름길은 없었다. 하지만 마흔 이후 배움을 평생의 습관으로 이어오는 동안, 나는 고전을 비롯해 다양한 배움의 경로를 통해 동서고금의 수많은 스승들을 만났고 마침내 지금의 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공부가 좋다. 책을 펼치고 지식을 탐색하는 순간, 21세기를 사는 나는 2500여 년 전 플라톤과 공자의 세계와 만난다. 그들의 인문정신으로부터 현재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 공부는 나를 나답게 살 수 있도록 근원적인 힘을 불어넣어주는 원천이자,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37~38쪽, ‘배움은 평생 이어가는 것’ 중에서)

2장(‘미술: 우리의 감정을 건드리는 감각의 언어들’)에는 동서양의 예술가들이 창조해낸 작품들을 매개로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되돌아보는 저자의 인문학적인 사색들이 담겼다. 저자는 마르크 샤갈의 작품 〈도시 위에서〉 속에 그려진 작은 아이의 모습을 보며 어린 시절의 자신에게 ‘삶의 고비마다 너는 좌절하지 않고 잘 살아왔니?’라는 따뜻한 질문을 던지고, 마음속에 욕심이 그득하게 차오를 때면 조지아 오키프가 그린 〈구름 위의 하늘〉 연작을 보며 일상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다시금 깨우친다. 그런 그의 모습으로부터 우리는 공부가 머릿속에 지식을 욱여넣는 행위가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정연하고 품격 있는 태도이자, 인격을 깊고 풍성하게 도야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3장(‘신화: 잊고 있던 본성을 깨닫게 하는 스토리텔링의 세계’)에서는 신화 공부를 하며 발견하게 된 자아, 사랑, 우정, 죽음 등 인생의 심오한 주제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우리는 흔히 신화를 ‘신들의 재미난 이야기’ 정도로 여기곤 하지만, 신화는 우주와 자연, 인간에 대한 인류의 통찰이 담겨 있는 지혜의 보고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특히 서양의 예술 작품 속에는 신화 속에 담긴 상징과 은유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에 미술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화에 대한 공부가 필연적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4장(‘와인: 나를 위로하는 디오니소스의 속삭임’)에서는 수천 년간 서양인의 삶에서 음료 자체로서의 중요성 못지않게 상징적 의미와 은유로서 예술 작품에 등장하곤 했던 와인에 대해 깊이 다루었다. 와인은 저자가 미술사 공부를 시작하기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던 취미가 미술사 공부를 통해 새롭게 그 의미가 발견되고 통섭된 경우였다. 와인을 매개로 유럽의 역사를 흥미롭게 훑어 내려가는 저자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세상의 지식을 자신만의 관점과 시선으로 알알이 꿸 줄 아는 내공에 감탄하게 된다.

타인의 가치관, 세상의 기준에 휘둘리지 않고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지혜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가 아니었고, 쟁취하고 싶은 목적이 있어서 했던 공부가 아니었기에 마흔 살 이후에 시작한 저자의 인문학 공부의 여정은 그 자체로 순정한 즐거움과 삶이 깊고 풍성해진다는 흔쾌한 감각이 흘러넘친다. 『마흔의 인문학 살롱』에서는 인문학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 저자가 깊은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천착했던 미술, 신화, 와인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지만, 저자는 꼭 이 주제들이 아니더라도 자신을 매혹시키는 주제를 심도 있게 파고들다 보면 그로부터 기쁨과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분명 찾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책 곳곳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사유는 삶의 지평을 넓혀주는 공부란 어떤 것인지, 배우고 익히는 태도가 오래된 습관처럼 내 일상에 깊숙이 자리했을 때 우리의 인생은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나는 40대가 되어서 나를 위한 진짜 공부를 시작했다. 성인이 되고 난 뒤 스스로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관심을 가진 분야를 공부하는 것은 학창 시절 공부와는 전혀 다른 재미와 성취감을 주었다. 알고 싶던 분야의 책들을 읽고, 나의 생각과 깨달음을 글로 쓰는 과정은 무척이나 즐거웠다. 내가 신화를 비롯한 인문학 공부를 시작하던 무렵은 한국에 인문학 열풍이 불기 전이었다. 요즘은 인문학 입문서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지만, 당시에 나는 인문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좌충우돌하면서 먼 길을 돌아왔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 시간들이 헛되지는 않았다. 그렇게 먼 길을 돌아오며 곁길로도 새어보고, 왔던 길도 되돌아보며 천천히 걸어온 경험들이 오히려 나의 든든한 지적 자산이 되었다. (…) 마흔의 공부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공부를 해나가면서 오랫동안 이해되지 않던 내 마음의 다양한 감정과 억압에 대해 이해가 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를 조금씩 알아간다는 것은 대단히 큰 기쁨이었다.” (265~266쪽, ‘에필로그’ 중에서)

미국의 비교신화학자이자, 저자가 책 속에서 자신의 멘토라고도 언급했던 조지프 캠벨은 이러한 명언을 남긴 바 있다. “두 번째 태어남이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삶을 살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저자에게 마흔 살 이후의 인문학 공부는 두 번째 탄생이자, 이 책의 부제처럼 ‘내가 누군지도 모른 채 살아온 나를 위한 진짜 공부’였다. 나를 제대로 알고, 세상을 너른 시선으로 통찰하는 지혜를 얻고 싶은 독자들에게 『마흔의 인문학 살롱』을 다정하게 권해본다.